처음에 학교 입학을 했을 때는 보육에 관심이 더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꿈꾸었었는데 여름방학 중 봉사활동을 다니기 시작하며 사회복지에 마음이 끌렸고 수업을 들으며 사회복지사라는 일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때문인지 겨울방학중의 실습은 정말 제대로 된 곳에서 내가 많이 경험하지 않을 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싶었다.

광주광역시 남구 정신건강증진센터라는 곳을 협회를 통해 알게 되었고, 서너차례 문을 두들였다. 그리고 그 문이 열렸다.

친구들의 반응은 힘들겠다. 할 수 있겠어?’ 였다. 나 또한 많이 접해보지 않은 분야였고, 선입견 때문에 두려운 것도 사실이었다.

조현병에 대한 이해를 위해 뷰티플마인드라는 영화를 봤다.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이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직도 그 해답을 찾지 못했지만 어쩌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영화를 보며 본인의 의지 뿐 아니라 가족의 절대적인 지지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실습 몇일이 지나 주간재활프로그램 첫 보조진행을 하던 날. 처음으로 회원분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전날 밤 잠을 설치기도 했다. 두근두근 첫 만남. 그분들과 시선을 맞추치기 힘들었다. 자칫 오해를 하실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한시간 두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하며 웃었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무색할 만큼 그분들은 순수했고, 따뜻하게 손을 잡아 주셨다. 두 번째 마주하게 되었을 때는 환하게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에 바빴다. 우리의 마지막 프로그램 참여를 아쉬워 해 주셨고, 꼭 다시 뵙겠노라 약속을 했다.

실습기간 중 소화누리, 양지병원, 국립나주병원, 남평미래병원의 기관방문에 동행 했다. 기관마다 모두 각각의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 소화누리의 개방적인 모습에 많이 놀랐다. 기관을 통과하는 출입문이 없다는 사실에 사고가 생기면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이 앞섰다. 팀장님의 안내를 받고 제일 먼저 그것에 대한 질문을 들였다. 처음에는 문 앞에서 교대로 지키기도 했고 교대로 보초도 서기도 했지만 지금의 개방형일 때와 차이가 없다고 하셨다. 이것 또한 나의 선입견 이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보호받아야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도움을 주어 자립할 수 있게 돕는 것 그것이 우리의 역할인 것이다. 양지병원은 자녀를 키우고 있는 나에겐 큰 충격이었다. 사전에 ’팜푸리성장학교에 대해 알고 갔지만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쩌면 이렇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져 있다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만성으로 가는 길을 피할 수 있으니 말이다. 조기의 발견과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세삼 깨닫는다.

이곳에서의 실습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과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잘못된 오해와 편견의 장애물을 깨뜨리고 그들과 소통을 하게 해 주었고, 그들을 안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생겼다.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되 그 도움이 과하지 않아야 하며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응원해 주는 지지자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는 것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바쁘신 가운데도 저희의 배움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르침 하나하나 마음에 새겨 몸이 아닌 마음을 다하는 진정한 사회복지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