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두번째 자가격리였다.

처음이 아니니 어느 정도 면역력이 있을거라고 스스로 마음을 다독여도 보았다.

그러나 이내 그건 내 착각이었다는 것을 자가 격리 이틀만에 깨닫게 되었다.

처음 자가격리는 작년 11월이었다. 처음 자가격리 당시에는 국가적 초유의 사태였기에  물리적인 측면에 집중하신 듯 보였다. 각종 식료품박스와 방역 관련 물품이 집에 도착하였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지만 이번엔 좀 더 세심하게 육체적 배고픔과 동시에 정신적인 보살핌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새삼 깊은 감동을 받았다.

2주라는 기간이 누군가에게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무척이나 길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러다보니 작년에 이어 올해 엄청나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다수에게는 정신적인 보살핌이  극단적인 상황을 예방도 할 수 있고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결국 사회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처방해 주신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 의 메세지처럼 브레멘에 가느냐 못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때로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삶을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의미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방향이다.

이번 2주 기간 광주 남구 정신 건강 복지 센터에 깊은 감동을 2번 받았다.

1번의 감동은 2주 자가 격리 기간 중 절반이 지나갈 무렵이었다. 지극히 일상을 묻는 센터에서 온 전화 한 통이었다.

오늘  식사는 했는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무엇인지를 묻는 전화였다.

자가격리의 힘든 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게 있어서는 '소통'의 단절이었다. 내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들 힘든 시기인데 굳이 내가 자가격리 되었다고 알리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다. 그런데 내겐 그 부분이 참 어렵고 힘들었던 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자가 격리가 해제 되는 날 이렇게 정성 가득한 편지 한 통 그리고 최고의 그림책 처방전을 집에서 받게 되었다.

대한민국 국민인게 자랑스럽고 감사하기까지 했던 하루였다.

마지막으로 나의 브레멘은 '지금 현재 나의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2번의 자가격리를 통해 깨달은 점은 소소한 나의 하루 하루가 나의 일상이 정말 소중하고 소중하다는 점이다.

그 점을 다시 깨닫게 해 주고 살펴준 광주 남구 정신 건강 보건 센터에 감사함을 전하며 나 역시 다시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의 일상으로 다시 ‘멋찌개’ 돌아가고자 한다.